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Legionaries of Christ

그리스도의 열정적인 사도가 될 제자들을 교육하고 양성하여,온 세상에 그리스도의 나라를 선포하고 설립하고자 합니다.

서브비주얼

한국소식

제시 [레늄 산책길] 2025년 11월 24일(월) 25-11-24




한국에서 사목을 하면서 언젠가 한 번 주일 미사 강론 때, 다음과 같은 실험(?)을 했습니다.


부담이 되지 않게 모든 신자가 눈을 감게 하고, 성체 안에 실제로 예수님께서 계시다는 것을 믿는 분들은 손을 들어 보라고 했습니다. 반쯤이나 되었을까요? 주일미사 참여율이 20%를 넘지 못한다는 주교회의의 통계가 놀랍지는 않습니다.


저희에게 성체는 무슨 의미일까요?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일본에 사셨던 큰아버지의 초대로 어머니와 일본에 간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곳에 머무는 동안, 어머니는 갑자기 악화된 천식으로 입원하셨지만, 병원에서는 별다른 대책이 없었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는 타국에서 어렵사리 병자 영성체를 받으셨는데, 어느 치료나 약도 통하지 않던 어머니는 서서히 안정을 찾기 시작하셨습니다. 당시 신앙생활을 하지 않으셨던 큰아버지도 그 광경을 목격하고 깜짝 놀라셨습니다.


후에 들은 이야기이지만 계속 기억에 남습니다. 전에 어느 노인 요양센터에서 미사를 가끔 드렸는데, 빵과 포도주를 축성하고 높이 들어올릴 때면 어르신 한 분의 허약한 기도 소리가 온 방에서 고요히 울렸습니다.


“나의 주님, 나의 하느님!” (요한 20,28 참조)


얼마 전에 남미에서 온 성지순례 팀을 동행했는데 똑같은 기도 소리가 울렸었습니다.


“성찬례는 성사 생활의 완성이지만 완전한 이들을 위한 보상이 아니라 나약한 이들을 위한 영약이며 양식입니다”라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말씀처럼 성체는 믿음이 나약한 저희를 위해 있습니다.


변덕스러운 저희를 향한 한결같은 하느님의 마음이 바로 이 성체의 신비에 담겨있습니다. 저희가 아무리 부족하더라도 그 이상으로 채워주고자 하시는 예수성심의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심판하러 오신 것이 아니라 구원하러 오신, 저희를 위해 돌아가시고 저희를 위해 부활하신 온 누리의 임금님께 저희 모두가 살아있는 믿음을 청하는 더욱 간절한 마음으로 미사에 참석하며, 성체 같은 삶을 살아가려 청하고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