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의 레지오 수도회


Legionaries of Chr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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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시 [4월 묵상글] 십자가 신비 안에서 다가오시는 예수님 - 정시몬 신부 22-04-08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복음의 기쁨은 예수님을 만나는 모든 이의 마음과 삶을 가득 채워 줍니다” (복음의 기쁨 1) 라고 증언하면서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예수님과의 인격적인 만남을 지속적으로 권하고 계십니다. “저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어디에 있든 바로 지금 이 순간 새롭게 예수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만나도록,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그분과 만나려는 마음, 날마다 끊임없이 그분을 찾으려는 열린 마음을 가지도록 권고합니다” (복음의 기쁨 3).

 

예수 그리스도는 우리를 위하여 당신 자신을 내어 주시면서 우리와의 인격적인 관계를 원하십니다. 당신을 만날 수 있는 길도 알려주셨습니다. 예수님은 무엇보다도 복음 안에서 (2월 묵상글), 성체 안에서 (3월 묵상글), 그리고 십자가의 신비 안에서 우리에게 다가오십니다.

 

사순 시기를 지내면서 묵상했던 내용을 나누고자 합니다. “십자가의 길”을 바치면서 예수님의 십자가 고상을 바라봅니다. 그리고 과거에 가끔씩 던졌던 질문을 되풀이 하게 됩니다. “예수님, 왜 십자가의 길을 택하셨나요? 전지 전능하신 하느님의 한 말씀으로 저희의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실 수 있는데 왜 하필 이렇게 험한 길을 선택 하셨나요?” 그러면서 십자가 위에서 당신을 모욕하고 무시하는 사람들을 위해 하느님 아버지께 기도하는 예수님의 말씀을 새롭게 묵상하게 됩니다. “아버지, 저들을 용서해 주십시오. 저들은 자기들이 무슨 일을 하는지 모릅니다” (루카 23,34).

 

십자가에서 말씀하시는 예수님의 용서는 진정한 그리스도인의 용서가 무엇인지 일깨워 줍니다. 우리의 용서는 주로 “나”를 강조합니다. 때로는 “내”가 받은 아픔과 실망이 너무 커서 용서가 안될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의 용서는 인간의 용서를 초월합니다. 인간의 죄로 인한 온갖 상처, 고통, 비극, 악행을 짊어지시면서 주시는 용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당신의 온 몸과 정신과 영으로 인간이 저지른 죄의 대가를 치르시면서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셨습니다. 우리는 누군가의 죄를 이렇게 용서할 수 있을까요? 사랑이 없으면 불가능한 일입니다.

 

“주님의 종은 우리의 병고를 메고 갔으며 우리의 고통을 짊어졌다. 우리의 평화를 위하여 그가 징벌을 받았고, 그의 상처로 우리는 나았다” (이사 53,4-6).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매번 우리의 죄를 용서해 주십니다. 우리가 고백하는 모든 죄를 당신의 십자가에 못 박으시면서 용서해 주십니다. 참된 용서는 언제나 고통과 함께 하지 않을까요? 희생 없는 사랑은 참 사랑이 아니라는 말처럼 고통 없는 용서는 참 용서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죄를 짓는 모든 이에게는 각자의 상처와 고통이 함께 합니다. 그리고 이웃에게 무의식적으로 같은 상처와 고통을 주기도 합니다.

 

예수님은 죄로 인해 깊어진 우리의 아픔을 어루만져 주시고 당신의 자비와 용서로 우리의 상처를 치유해 주십니다. 그러면서 죄의 악순환을 끊어 버리시고 새로운 은총의 시작을 선사하십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신비는 자비와 용서의 원천입니다. 십자가의 길을 묵상하()면서 우리에게 다가오시는 예수님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이 거룩한 만남 안에서 예수님의 참된 용서를 우리 모두가 배울 수 있기를 기도합니다.